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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2018년의 남자’ 김동욱, 도전은 계속된다

등록 : 2018.11.09 15:58

수정 : 2018.11.09 17:59

키이스트 제공

“2018년은 저에게 의미가 남다른 해에요. 굉장히 순식간에, 빠르게 지나갔던 해인 것 같아요.”

배우 김동욱의 인생에 있어 올해는 그 어느 때 보다 특별했다.

지난 해 말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신과함께-죄와 벌’에 이어 올해 초 ‘신과 함께-인과 연’까지 천만 영화에 등극하며 ‘쌍천만’ 배우가 된 김동욱은 절절한 감정 연기로 연기력을 재조명 받는 데 성공했다.여기에 이어 김동욱은 지난 1일 종영한 OCN ‘손 the guest(손 더 게스트)’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함과 동시에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이 같은 평가에 쑥스러운 듯 “그렇게 봐 주셨다니 감사하고 너무 좋다”며 미소를 지은 김동욱은 차분하게 소회를 전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예전에도 제 나름대로는 틀에 갇히지 않고, 작품이나 캐릭터를 편식하지 않으려 했던 것 같은데 막상 제가 하지 않았던 역할들이 참 다양하더라고요. 제가 조금 더 선택을 잘 했었더라면 보다 일찍 저의 다양한 모습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대중 분들이 저에게 ‘인생 캐릭터 경신’이라는 평가를 내려주시는 것이 감사하고, ‘그래도 조금은 성장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작품으로 큰 산을 또 하나 넘었다는 성취감도 들고, 책임감도 드네요.”

국내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엑소시즘, 샤머니즘 소재 작품이었던 ‘손 더 게스트’에서 김동욱은 큰 악령 박일도를 쫓는 인물인 윤화평 역을 맡아 폭넓은 감정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작품의 소재도, 캐릭터도 도전이었던 만큼 부담도 있었지만, 이를 끝까지 이끌 수 있었던 것은 배우와 스태프의 ‘뚝심’이었다.

“엑소시즘, 샤머니즘 소재를 영화로는 접해왔지만, 국내 드라마에서 이렇게 어두운 톤으로 세게 보여드렸던 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걱정이 되긴 했었죠. 방송 시간대도 늦은 시간이라 ‘과연 시청자 분들이 찾아보고 싶어할까’라는 걱정이 있었거든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시청자라면 궁금하긴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결론은 ‘우리가 얼마나 제대로, 고집 있게 잘 만들어 내냐’가 관건인 것 같았어요. 그런 생각으로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 분들과 저희 배우들이 모두 다 첫 뚝심을 끝까지 밀고 나갔던 것이 좋은 반응으로 연결된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을 향한 고집은 제대로 통했다. 첫 방송 1.6%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손 더 게스트’는 마지막 회 자체 최고 시청률인 4.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종영과 동시에 시즌2 제작에 대한 요청도 빗발쳤다.

“호평을 해주셔서 너무 다행이에요. 마지막 회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걱정을 많이 했었거든요. 개인적으로 피날레를 어떻게 장식하느냐가 ‘손더게’를 좋아해주신 시청자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만큼 걱정도 부담도 많았어요. 실제로 촬영 당시에는 모니터를 전혀 하지 못하고 방송을 통해서 봤는데, 안도감이 들더라고요. 감독님께서도 촬영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굉장히 저희의 연기에 많은 도움을 주시고 좋은 그림을 그려주셨는데,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마지막 회, 김동욱을 가장 고민하게 했던 것은 큰 악령 박일도를 받아들이고 난 뒤의 캐릭터 변화였다. 윤화평과 박일도를 설득력 있게 넘나들기 위해서 김동욱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실제로 마지막 대본을 받았을 때 박일도를 받아들인 후부터 바다 속으로 들어가기까지의 장면에 대해서 톤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정말 많이 고민했었어요. 대본을 보고 있는 순간 뿐만 아니라 다른 촬영을 하면서도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고민하고, 생각했었죠. 어떻게 두 모습을 그려야 시청자 분들에게 두 모습을 설득력있고 이질감 없이 보여드릴 수 있을까가 관건이었어요. 그런 고민 끝에 할아버지의 정체를 알고 극단적인 감정에 휩싸인 화평이와, 그와 상반되게 이성적으로 움직이는 박일도의 모습을 상반되게 완성했어요. 냉정하고 이성적인 박일도라도 인간의 의지로 제압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손 더 게스트’는 마지막 회 할아버지(전무송)가 박일도였다는 충격적인 반전을 전했다. 약 8분간 이어진 박일도와 윤화평의 대화로 그간 ‘손 더 게스트’가 숨겨왔던 반전은 완벽하게 풀렸지만, 일각에서는 마지막 회에 대화만으로 단숨에 반전을 설명했다는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동욱은 이 같은 결말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실 박일도의 의중이 설명돼야 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었어요. 그걸 영상으로만 풀어냈다면 굉장히 불친절한 결말이 됐거나, 박일도라는 존재가 가졌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았을 것 같아요. 박일도의 이야기는 그의 의중을 설명함과 동시에 인간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담고 있거든요. 내 주변의 아픔과 슬픔이 나를 나약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고, 우리는 그로 인해 틈이 생기고 내가 아닌 또 다른 존재인 악마를 원하게 된다. 그건 사실 저희 작품이 하고 싶은 이야기기도 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결말이 마냥 지루하지 않고 꼭 필요했던 장면이다 싶어요.”

‘손 더 게스트’는 박일도의 존재를 없애기 위해 죽음을 택했던 윤화평의 생존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남은 뒤 은둔 생활을 하던 윤화평을 표현하기 위해 더벅머리 가발과 컬러렌즈로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였던 김동욱은 “생각보다 너무 멀쩡하게 나왔더라”며 “개인적으로는 소위 말하는 ‘짤’로 돌아다닐 만큼의 비주얼을 기대했는데, 헤어가 너무 괜찮게 나와서 아쉬웠다”는 유쾌한 비하인드를 덧붙였다.

누구보다 특별한 올 한 해를 보내며 배우로서 또 하나의 새로운 분기점을 맞이한 김동욱은 보다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행보를 예고했다.

“아마도 예전보다는 조금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작품을 선택하게 될 것 같아요. 이전 작품들의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배우로서의 경력을 조금 더 쌓아가는 과정 속에서 그런 선택을 할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작품을 편식하지 않았으면 하고, 작품 선택에 있어 겁을 내진 않았으면 해요. ‘내가 이 작품을 선택했을 때 대중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팬 분들을 실망케 하진 않을까’하는 오버스러운 걱정은 하지 않으려고요.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아직은 조금 더 도전하고 스스로 그걸 더 극복하고 깨려는 노력을 해 나가고 싶어요. 물론 결과물을 잘 만들어 내는 건 제 몫이겠지만, 선택만큼은 그렇게 해 나가고 싶어요. 결국 뭔가를 도전하고 해내는 모습이 계속 궁금하고 작품을 통해 그것을 만족시켜드리는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에요.”

이제 갓 작품을 마친 김동욱은 좋은 작품으로 빠르게 시청자들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변신을 예고한 김동욱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영화든 드라마든 쉬지 않고 하고 싶어요. 그게 ‘손 더 게스트’와 ‘신과 함께’를 사랑해주신 분들과 제 차기작을 기대해 주시는 분들에게 보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또 아직 제가 출연하는 작품을 보지 못하신 분들이 훨씬 많으신데, 공백기를 가지면서 저를 기다려주시길 바라고 싶진 않은 마음이에요. 큰 사랑을 받았지만 또 다른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보답이고, 못 보신 분들에게는 또 다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제 몫이니까. 시기나 작품은 상관없이 끌리는 작품을 하려고 해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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