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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ICK] ‘곽철용 강제 전성기’..이진호의 재발견이 갖는 의미

등록 : 2019.11.16 08:30

코미디언 이진호가 최근 ‘농번기 랩’과 ‘곽철용 성대모사’의 잇따른 흥행에 힘입어 대세로 거듭났다.연합뉴스 제공

코미디언 이진호가 최근 1020 세대를 중심으로 열풍을 일으키며 ‘대세’ 반열에 몸을 실었다.

그가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은 tvN ‘코미디 빅리그’를 비롯해 ‘플레이어’, ‘돈키호테’, ‘다함께 차차차’ 등이다. 하지만 JTBC ‘아는 형님’, MBC ‘라디오스타’ 등 단발성 게스트로 존재감을 빛낸 프로그램까지 더하면 그의 활약상은 현재 더 많은 프로그램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SBS 공채 7기 개그맨 출신인 이진호는 2005년 SBS ‘웃찾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개그계에 데뷔했다. 당시 ‘웅이 아버지’ 코너로 큰 인기를 얻었던 이진호는 이후 오랜 시간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에 몸을 담아오며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 코미디 시장이 축소되는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뚝심’을 지켜온 그의 행보는 데뷔 이후 지금까지 그가 출연해 온 프로그램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상당수의 코미디언들이 좁아지는 코미디의 입지에 예능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예능인으로서 활발한 커리어를 쌓아 오며 빠르게 ‘대세’ 반열에 이름을 올렸던 것과는 사뭇 다른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적재적소에서 빛나는 이진호의 재치있는 입담과 그만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개그식’ 예능감은 공개 코미디 외에도 지속적인 예능 러브콜을 성사시켜왔다.

그런 그가 드디어 ‘제대로’ 물을 만났다. 예능에만 치우치지도, 코미디에만 집중하지도 않았지만 철저하게 자신의 영역을 지키면서도 대중에게 확실한 존재감을 어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게다가 1020, 2030 세대의 트렌디한 개그 감성을 저격함으로서 소위 ‘톱’급 MC들이 주름잡고 있는 예능 시장에 새로운 세대의 MC 진입이 가능하다는 가능성까지 보여줬다. 물 만난 이진호의 전성기가 여러모로 반가운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이진호는 tvN ‘플레이어’에서 ‘농번기 랩’을 선보이며 큰 화제를 모았다. tvN 캡처

이진호의 묵직한 존재감이 빛을 발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농번기 랩’과 ‘곽철용 성대모사’의 잇따른 신드롬 덕분이었다. 이진호가 자신이 출연 중인 ‘플레이어’의 쇼미더머니 특집에서 선보였던 B급 코드 자작랩인 이른바 ‘농번기 랩’이 온라인상에서 히트를 친 것이다. 사실 이는 tvND 웹예능 ‘괴릴라 데이트’에서 그가 처음 선보였던 콘텐츠로, 자신만의 개그 스타일을 끊임없이 다듬어 선보였던 이진호의 ‘외길 개그’가 통한 셈이었다.

영화 ‘타짜’ 속 곽철용(김응수)의 강제 전성기를 이끈 화제의 성대모사 역시 철저한 개그 감성 속에서 탄생했지만, 예능 속에서 ‘뜬금없이’ 등장하는 코드로 웃음을 선사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자신만의 개그 스타일을 고수해 온 이진호를 향한 대중의 호평 속 예능 러브콜도 더욱 늘어나면서, 그는 빠르게 ‘예능 대세’로 발돋움했다. 이진호의 소속사 A9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본지에 “과거 코미디 프로그램 활동에 조금 더 집중해 왔을 때에도 꾸준히 예능 러브콜은 이어져 왔었다”면서도 “‘농번기 랩’과 ‘곽철용 성대모사’의 인기 덕분에 포커스가 더욱 집중된 덕분에 예능 러브콜의 증가한 경향이 없다고 하긴 어렵다. 분명 전보다 더 많은 곳에서 (이)진호 씨를 찾아주고 계신다.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현재 이진호는 자신을 향한 대중의 사랑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관계자는 “본인도 좋아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다는 점에 대해 감사해 하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들뜨거나 하는 마음 없이 그간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뚝심있게 일을 해 나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다양한 예능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진호는 앞으로도 공개 코미디와 예능의 ‘적정 선’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코뜨겁게 찾아온 전성기에 의존해 예능에 치우친 행보를 걷진 않겠다는 여전한 그의 ‘뚝심’이 흐뭇하다.

어쩌면, 이미 우리는 매번 언급되는 예능 시장 ‘MC 레드오션’에 대한 해답을 찾은 걸지도 모르겠다. ‘뚝심’있는 외길을 걷는 개그에 대한 소신과, 매일 급변하는 젊은 세대들의 감성을 저격할 수 있는 ‘한 방 있는’ 트렌디한 감성 코드를 갖춘 이에게 예능 시장은 아직 ‘블루 오션’이지 않을까.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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