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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오스카 4관왕,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

등록 : 2020.02.14 06:41

수정 2020.02.14 09:44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지난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한 뒤 프레스룸에 들러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영화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상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이 “(4관왕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소회를 밝혔다고 외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미네소타 지역 매체인 스타트리뷴과 시티페이지 등에 따르면 봉 감독은 전날 밤 미니애폴리스 소재 미술관인 워커 아트센터에서 미국 팬들을 만나 오스카상 수상과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워커 아트센터는 ‘경계를 넘어서’라는 제목으로 ‘기생충’ㆍ‘마더’ㆍ‘옥자’ㆍ‘설국열차’ 등 봉 감독의 영화를 돌아보는 기획전을 마련했고, 봉 감독은 행사 마지막 날에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행사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앞서 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오스카 시상식을 마치고 11일 미네소타로 향한 봉 감독은 자신의 수상에 대해 여전히 얼떨떨한 모습이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그는 “(오스카 시상식이) 나흘 전이죠. 아니 사흘 전인가요?”라고 물은 뒤 “벌써 3년은 된 일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작품상 등 오스카 4개상을 받은 데 대해 “분명 대단한 일이지만 좀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여전히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기생충이 국제영화상에 호명됐을 때 나머지 부문 수상을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감독상 수상 소감은 준비하지 않은 채 무대에 올랐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그는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5등분 해 (다른 후보 감독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는데, 이에 대해 “왜 그때 텍사스 전기톱을 말했는지 모르겠다. 참 이상하다”고 웃었다.

하지만 봉 감독은 미국 장르영화가 “내 핏줄 속을 흐르는 혈액과 같다”며 재차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앨프리드 히치콕, 브라이언 드 팔마, 샘 페킨파의 영화를 주한 미군방송인 AFKN과 대학 동아리를 통해 접하고 “한국의 현실과 장르 영화의 재미를 합치는 것이 내 목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영화계를 향한 관심에 그는 한국의 감독들은 느슨한 미학적 기준을 공유하고 있지만 덴마크의 ‘도그마 95’, 프랑스의 ‘누벨바그’ 등 영화감독들의 집단적이고 의식적인 운동과는 다르다고 소개했다. 단지 자신을 포함해 박찬욱ㆍ김지운ㆍ이창동 감독 등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감독들은 “한국의 1세대 영화광”이라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다음 주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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